본문 바로가기

▒문학샵▒/♡차한잔여유

━☆커피를 내리며

 

 

 

커피를 내리며..

 

커피를 내리는 일처럼
사는 일도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둥글지 못해 모난 귀퉁이로
다른 이의 가슴을 찌르고도
아직 상처를 처매 주지 못했거나


우물 안의 잣대를 품어 하늘의 높이를
재려는 얄팍한 깊이로 서로에게
우를 범한일들


아주 사소함 까지도 질 좋은 여과지에
거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는 일은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것 처럼
마음과 마음의 온도 로 성에를 만들고
닦아내지 않으면 등을 보여야 하는 슬픈 배경


가끔은 아주 가끔은 가슴 밖 경계선을
넘어 와서 눈물나게 하는 기억들


이 세상 어디선가 내게 등을 보이고
살아가는 배경들이 있다면 걸러내서
향기로 마주 하고 싶다.
 

커피 여과지 위에서 잊고 산 시간들이
따뜻하게 걸러지고 있다.

  

-허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