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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샵▒/♡ĿOЦЁ

忘覺(망각)..

 

 

 

 

 

 

 

자유로 끝에서 한 여인이 말했다

가을이 되면 잠자리들이 자살을 해요

잠자리 때문에 속력을 늦추는 차는 없지요

툭툭 떨어지는 잠자리들이 도로에 즐비해요

마치 총맞은 무장공비 같아요

전쟁 때 죽은 아군이거나 적군의 영혼일 수도 있겠지요

코스모스로 잠자리의 주검을 덮으면

도로는 꽃무덤이 됩니다

철새들이 돌아오면 노을이 기뻐하는 게 보여요

그걸 보며 당신을 그리다

잠자리 날개에 나의 몸을 실어 냅니다



그리움이 깊으면 마음이 가여워지고요..

사랑이 깊으면 몸이 가여워지지요..



나의 영혼이 잠자리의 날개에 실려

자동차 차창에 부딪치면 눈이 부셔요

하얗게 떨어지는 햇살이 바로 그거지요

잠자리 몸은 도로에 껌처럼 붙어 있지만

당신을 향한 나의 영혼은 햇살이 되어 눈부시답니다

 

 

잊었겠지요... 많이 바빴지요...

 

 

-by '원재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