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산(324m) - 경북 구미
구미시는 크고 작은 산들로 사방이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다.
영봉 금오산을 비롯해 사면석벽의 천생산, 아도화상의 이야기가 전하는 냉산, 불교문화의 정수를 감춰둔 청화산, 후삼국 통일과정을 묵묵히 지켜본 접성산 등등. 이들 크고 작은 산들은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지역민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그러나 구미지역의 산은 금오산 이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인들의 슬픈 이야기가 전하는 베틀산(368m)이다.
여인의 한(恨)을 간직하다 .
나라에 변란이 생기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이들이 여인네들이다.
이는 우리 역사를 통해 수차례 반복돼 왔다.
병자호란 때 그랬고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일제치하에서도 그랬다.
베틀산은 그런 여인네들의 한이 서린 곳이다.
베틀산이 자리한 해평면은 넓은 곡창지대임에도 많은 전란을 겪어야 했다.
후삼국이 고려로 통일되는 과정에 왕건이 머물렀다고 하는 태조산이 있고 베틀 짜며 한을 풀어냈다는 베틀산이 있다.
특히 이곳에는 유독 열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조선중엽 일선(지금의 선산)부사로 부임한 최현의 일선지에는 많은 열녀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여인네들의 정조를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했던 성리학에 바탕한 조선의(성리학을 공부한 최현 입장에서는) 입장에서는 그 내용을 적어 후세의 귀감으로 삼으려 했을 것이다.
대부분 열녀의 이야기는 임진왜란 후의 이야기로 왜군이 해평에 들어와 부녀들을 마구 농락하려 하자 뒷산으로 몸을 숨기고 결국 자결로 정절을 지켜냈다는 내용이다
또 산의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베틀과 관련된 슬픈 이야기를 품고 있다.
우리나라 의복문화의 변혁을 가져온 목화를 문익점(고려 공민왕)이 원나라에서 몰래 들여왔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두 손자인 문래와 문영이 할아버지를 이어 베짜는 기계와 목화에서 실을 뽑아 짠 무명베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모르는 이가 많을 듯하다.
그 이야기가 베틀산의 유래와 함께 전한다.
구전에 따르면 문익점의 손자인 문영이 조선 태종때 일선부사(선산)로 부임하자 마침 처가가 일선부인 형 문래가 함께 내려와 해평면 월호동에 자리를 잡았다.
화려한 벼슬보다 민생을 위한 산업발전에 뜻이 있었던 문래는 베짜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연구와 실패 끝에 문래는 조계산(베틀산)과 오상리 국도변에 있던 공상다리 모양을 본떠 베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일부에서는 문영이 이를 만들었다 하기도 한다).
이후 베짜는 기계를 문래라고 불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물레로, 또 목화에서 실을 뽑아 이 베틀로 짠 천을 문영베라 불렀는데 차츰 오늘날 흔히 사용하는 무명베라는 말로 바뀌었다.
현재 해평 월호동에는 문영선생의 묘소가 있다.
문래와 문영이 베틀과 무명베를 만든 것이 무슨 슬픈 이야기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베틀은 조선시대는 물론, 우리 할머니 세대까지도 여인들의 희생과 힘겨운 노동을 상징하는 그 무엇이다.
최현이 쓴 일선지에는 조계산(베틀산) 석봉중에서 가장 가파른 것이 월출봉인데 봉의 서쪽에 석굴이 있으나 돌벼랑이어서 줄을 매어 굴에 들어가야 하며 이 굴속에는 직포기가 있다고 전한다.
난(임진왜란)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 든 여인들이 굴속에서 살면서 베를 짜 생계를 삼았다고 하는데 모두 화를 면하지 못했다고 한다.
베틀산은 베틀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의 실로 연결돼 있으며 특히 여인들의 슬픈 전설이 많은 산이다.
그래서 베틀산은 한(恨)의 산(山)이다.
.
요번주 산행을 쉴까 하다가도 내발은 벌써 산행길로 걸어가고 있는듯 하다.
한주간 헬스장 에서 습도가 높아 넘 지쳐 있는 상태고,입맛도 떨어지고,몸상태가 그다지 안좋은것 같다.
몸은 피곤하나 산은 언제나 다녀오면 힐링이 되는것 같다. 산행지를 물색하다가 우연히 베틀산이 눈에 들어왔다..
높이도 그리 높지않고 크게 어려울 곳도 없어 보여 요번주은 가볍게 딱 알맞겠다 싶었다.
더욱이 하산길의 상어굴은 사진으로 보니 꼭 실물을 한 번 보고싶은 마음이 생겨 더 망설이지 않고 이곳으로 산행지를 정한다.
낮은 산행지로 점심도 준비하지 않고,간단히 식수만 준비해서 오르는데,,
초반부터 몸상태가 안좋으니 오늘 낮은산 만만이 보고 갔다가 뒈지게 힘들었다.
네비에 구미 동화사를 입력하고 출발,
예상보다 시간을 제법 소요하고 금산마을에 도착하니 시골 풍경들이 정겹게 들어온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조용하다.
오늘 산행길 걸으면서 사람 하나 없던랑,,습도가 높은 상태에 땀은 쉴새없이 흐르고,먹은것 어젯 오후 늦은 시간에 뭐 넣었는지도 모르고,,
다음부터은 낮은 산이라도 먹을껏 준비 해야겠다는 둥~
☞산행일자: 2016. 6. 11.(맑음,흐림,소나기)
☞산행경로: 도요암~우베틀산~베틀산~좌베틀산~상어굴~동화사~도요암
☞산행거리: 약 6.5km
☞산행시간: 약 5시간,(소나기로 상어굴에서 시간을 많이 지쳐되었다)
큰까치수염..벌써 인사를 하넹..이쁜긋
등산일정은 도요암을 출발해 본베틀산, 좌베틀산을 거쳐 상어굴을 지나 동화사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잡았다.
해평면 소재지에서 경북생활과학고 옆 도로를 따라 동화사 팻말을 따라 1㎞ 남짓 올라가니 도요암이 나온다
마을입구에서 좁은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도로 우측에 우뚝한 도요암이 보인다.
도요암 입구에 도착하고 보니 주차하기가 마땅찮다.
요긴 개들이 날왔다고 온동네 떠나가는 소리로 환영해준다,,ㅎㅎㅎ
도요암 경내에서 풍경 몇캇 담아보고,,,
이 산을 두고 금산리 주민들은 사람코를 닮았다고 코보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낙동강 건너편인 고아읍 주민들은 긴 머리를 드리우고 누워있는 여인의 형상이라고 해서 처녀봉이라고 한다.
도요암 오른편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본베틀산 정상이 나온다.
베틀산 등산로는 본베틀산과 좌·우베틀산으로 연결된다.
도요암 우측의 통나무계단을 올라서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입구에 커다란 안내도 있고 중간중간의 이정표 등
조그만 산행지 치고는 여러모로 정비가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다.
가야 할 산행지를 잠시 바라본 후 마지막으로 들머리를 올라선다.
초반부터 별 무리없는 등로가 이어지더니 베틀산 아래에 이를 무렵 잠시 암릉구간도 나오고 조금씩 가팔라진다.
심상찮은 바위의 모습...
심상찮은 바위의 모습...
베틀산은 바다가 융기해 생긴 산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산 곳곳이 역암이다.
역암은 하천변에 있던 흙과 모래가 쌓여 돌로 굳어진 것이다.
이어 우베틀산과의 갈림길
우측으로 우뚝솟은 우베틀산이 보인다..
정상 가까이 다가갈수록 기묘한 모습의 역암들이 다투어 자리하고 있다.
본베틀산에서 우베틀산까지는 산을 거꾸로 한참 내려가 도로를 건너야 하기에 우베틀산은 포기하고 좌베틀산으로 향했다.
우베틀산 정상은 사방이 막혀 조망은 그다지 좋지가 않다고 한다.
베틀산의 바위들은 하나같이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진안의 마이산과 흡사한 타포닌지형이라 한다..
오래전 마그마가 분출할 때 자갈, 모래 등이 섞여 함께 분출되었고 풍화작용으로 인해 박혀 있던 자갈이 빠져나간 흔적이 작은 구멍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산이지만 아주 오랜 옛날엔 이곳이...바다였다는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북쪽 청화산 방면의 조망
베틀산에서 바라본 좌 베틀산(상어굴)의 옆모습
좌베틀산 정상
이제부터 하산할 차례인데 여기서부터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우리는 상어굴 이정표를 따라 정상 좌측으로 내려선다.
좌베틀산 정상이 베틀산 여섯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다.
좌베틀산 정상을 찍고 상어굴로 하산하는 길에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져 만들어 낸 아름다운 길을 만났다
좌베틀산 정상 아래에서 만난 바위의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
두 바위가 양쪽으로 나란히 섰는데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틈만 있어 이를 ‘다이어트 바위’라고 농 삼아 이름을 붙였다.
내림길 왼쪽으로 베틀산이 뾰쪽하게 보이고...아래쪽엔 도요암도 내려다 보인다.
철계단을 내려와 왼쪽으로...발자국이 보이길래 따라가 보니.
이 구간은 특히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큰 바위가 양쪽으로 갈라진 틈에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었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 보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통나무계단과 바위가 끝나는 지점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심해를 닮은 하늘을 마주한다.
한참을 돌아 상어굴로 향했다.
큰상어굴....
여기서 부터 큰 상어굴. 베틀산의 보물이다.
해식작용에 의해 생겨난 바위라는데 그 규모나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
상어굴은 큰 상어굴과 작은 상어굴 등이 있는데 처음 이를 본 등산객들은 입을 쩍 벌리고 할 말을 잃는다.
베틀산에서 상어굴을 보지 못하고 오면 베틀산을 갖다 오지 않은 것이라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
어림잡아 30~40m 크기의 큰 상어굴은 그 크기도 어마어마하지만 물결모양과 벌집처럼 숭숭 구멍이 뚫린 기묘한 모습이다. 다
바람과 물, 자연이 만들어 낸 천하일품의 명작이다.
머리위쪽으로는 구멍이 숭숭둘린 바위가 올려다 보이고....
굴곡진 모양 하나하나가..바닷속을 옮겨 놓은듯한 모습 그대로이다.
머리위쪽 천장하고는...전혀 다른 바위층을 이루고 있다.
한때는 바다속이였다니....
작은 굴 구멍 사이로 바닷속 이야기가 들려오는것 같다
그 옛날 바닷속 이야기들이....
갑자기 소나기로 인해 큰 상어굴에서 구석구석 탐험하고,,서서히 비가 그칠길래 작은 상어굴로 이동..
작은상어굴....
좌베틀산 앞 상어굴에서는...신비로운 바닷속 이야기가 계곡 사이로 흘러내리고 있다.
베틀산은 해발고도가 300m급에 불과하지만 암릉과 풍화동굴이 산재한 보기 드문 산이다.
좌베틀산 아래 상어굴의 모습은 영락없이 바다였던 곳이 솟아올라 산으로 변했음을 알려주는 산 증거이다.
이곳의 토양도 진안의 명산 마이산에 보듯 바다모래와 자갈이 혼합되어 있다.
금산리 방면에서 베틀산(324m)을 바라보면 남동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한 우베틀산(332m)과 북쪽방향의 왼쪽에 위치한 좌베틀산(369m)이 연봉을 형성하고 있다.
주봉은 가장 높은 좌베틀산이다. 이 산을 가기 전 베틀산 옆에 좌우 베틀산이 있다고 하기에 아까운 거리에 있는 봉우리에 무슨 산 이름을 세 개나 붙였는지 의아스러웠는데 실제로 가 보니 산을 올랐다가 안부까지 뚝 떨어진 다음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완전 별도의 산으로 보아도 무방할 듯 한다.
구미하면 지금껏 금오산만 산행지로 생각했는터라,,오늘 베틀산 처음 가 본 산행지 가슴에 담아본다.
'▒산행과여행▒ > 2016년앨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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