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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샵▒/♡친구님공간♡•

새집, 마감재를 살리는 홈 드레싱

새 아파트의 마감재는 살리고 가구와 소재, 패턴, 오브제만으로 완성한 아파트 구경.

파티션 대신 가구로 공간을 나누다
중년 부부와 아들, 세 가족이 사는 60평대 아파트는 거실과 주방이 트여 있고 안방이 넓은 구조다. 집주인은 주방 쪽에 문을 달고, 안방에 파티션을 설치해 침실 겸 서재로 공간을 구분하고자 했다. 이○○ 씨는 파티션으로 공간을 단절시키기보다 오히려 확 트인 공간의 매력을 살려 가구로 공간을 구획하는 방법으로 집주인의 요구사항을 해결했다. 이 집은 주방 한가운데에 넓은 아일랜드 조리대가 있어 식탁 놓을 자리가 애매하다. 같은 아파트의 다른 집들은 아일랜드와 붙여 4~6인용 식탁을 두거나 거실과 주방 사이의 창가 쪽으로 식탁을 붙여놓는데 이 집은 그 공간에 거실 소파와 나란히 10인용 식탁을 두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소파 뒷면이 다이닝 코너와 거실의 파티션 역할을 한다. 거실도 메인이 되는 4인용 소파와 직각으로 암체어와 사이드 테이블을 배치해 안방 문과 거실 사이에 복도가 생기도록 했다.

부분 도배로 스타일을 바꾸다
집 전체에서 도배를 한 곳은 아들 방으로 들어가는 복도 벽과 안방과 아들 방 세 군데. 작년 말에 입주한 집은 거실 바닥은 크림색 대리석, 방은 월너트 톤의 마루였다. 몰딩은 클래식했지만 디테일이 화려하지 않고 화이트 컬러여서 스타일을 잡아가는 데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바닥재와 몰딩은 그대로 두고 부분적으로 벽지를 바꿔 공간을 정돈했다. 거실과 방으로 연결된 복도는 실버 톤의 화이트 타일이었는데 너무 밋밋해 보여 아들 방으로 들어가는 벽과 식탁 옆을 샴페인 골드로 도배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안방 벽은 클래식한 가구와 어울리지 않는 넓은 스트라이프 패턴이라, 안방 문을 열었을 때 거실과 연결되도록 컬러 톤을 맞춘 클래식한 패턴의 벽지로 교체했다. 이 벽지는 투톤이면서 패턴이 도드라지지 않아 거한 느낌이 없다. 아들 방은 바닥재가 월너트 컬러로 진한데다 벽지도 진한 베이지 톤이라 답답한 느낌이 들어 가구는 우드 톤으로 맞추고, 벽지를 밝은 톤으로 바꿨다.

아들 방을 위한 모던한 맞춤 가구
방 4개 중 안방은 부부 침실 겸 서재로, 작은 방은 부부의 드레스 룸으로, 나머지 2개의 방은 아들의 공부방과 침실로 쓴다. 20대인 아들 방에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맞춤 가구를 넣었다. 서재에 놓인 240cm의 긴 책상은 철제 다리를 격자 디자인으로 받쳐 튼튼하면서도 포인트가 된다. 책상에는 전형적인 서랍장 대신 컴퓨터 본체와 자잘한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수납장을 ㄱ자로 배치하고, 책장도 가운뎃부분에 문을 달아 앨범 등 보기 싫은 물건들을 가려 수납하도록 아이디어를 냈다. 아들의 침대는 결혼 후 본가에 방문했을 때도 쓸 수 있도록 캐노피 디자인의 퀸사이즈로 제작했다. 라인은 심플하지만 로맨틱한 요소를 넣은 것. 침대 맞은편 수납장은 나중에 TV장으로 쓸 수 있도록 두 단이 분리되게 제작했는데, 서랍 손잡이나 다른 장식적인 디테일이 없는 대신 사선으로 장식적인 요소를 넣은 것이 재미있다. 아들이 쓰는 공간은 집 안의 다른 공간에 비해 모던한 편이다. 그래서 이○○ 씨는 이 공간이 집 전체와 동떨어져 보이지 않도록 방으로 들어가는 벽에 클래식한 액자와 오브제를 걸어 연결 고리를 마련했다.

세트가 아닌 가구들의 조화로운 매치
집주인은 모던한 라인은 차가워서 싫고, 거한 클래식도 부담스러워 했다. 그래서 이○○ 씨는 클래식 라인의 가구들을 고르되 세트로 맞추기보다 가구의 재질과 컬러, 스타일을 적절히 믹스해 클래식 느낌은 덜어내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도록 연출했다. 거실은 대리석 티 테이블을 중심으로 ㄷ자로 소파와 암체어, 오토만을 놓고, 소파나 암체어에 앉았을 때 시청 각도를 고려해 TV를 사선으로 비껴 배치했다. TV가 거실 중앙에 오면 삭막한데 이 집은 빈티지한 느낌의 거실장을 두어 장식 효과를 냈다. 가죽 소파 옆에는 리넨 소재의 암체어를 두어 소재를 믹스하고, 암체어 사이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가죽 테이블을 두어 스타일을 믹스했다. 이 사이드 테이블은 고대 왕족들이 즐겨 쓰던 전형적인 엠파이어 스타일로, 징 디테일까지 있어 공간의 포인트가 된다. 암체어 맞은편의 오토만은 버튼, 술, 소재 등 클래식한 요소를 지녔으나 패턴이 큰 패브릭을 골라 고전적인 느낌을 덜었다. 부부 침실의 침대는 전형적인 클래식 디자인이고 높이도 있어서 거한 느낌이었다.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구라 이 느낌에 어울리도록 침실 벽지를 클래식한 패턴으로 바꾸고, 확장면에 로맨틱한 라인의 커튼을 달아 분위기를 맞췄다. 대신 데이 베드는 클래식한 장식은 있으나 전체 라인은 심플한 것으로 고르고, 데이 베드의 쿠션은 리넨 소재로, 침구는 화이트를 베이스로 해 차분한 느낌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