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델 리오(Los Del Rio) - Macarena (Bayside boys mix)

Macarena (Bayside boys mix)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치열한 음악계에서 꾸준히 히트 곡을 양산해내는 뮤지션들은 단연 축복받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계에도 어둠의 자식들은 존재하기 마련.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단 한 곡의 인기곡을 남긴 채 대중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갔던 이들을 이른바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라고 부른다. 가요계에서는 '그리움만 쌓이네'로 인기를 끌었던 여진이나 '버스 안에서'의 자자, '나는 멈추지 않는다'를 불렀던 잼 등이 바로 '원 히트 원더' 형(形) 가수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한 곡으로 단명했지만 꿈처럼 스쳐지나간 음악으로 팝 역사와 팬들의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추억을 남겼던 수많은 그들을 < 성원호의 원 히트 원더스 >에서 차근차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다. 60년대 트위스트와 70년대의 디스코, 80년대 브레이크 댄스에 이어 90년대에 단순하지만 경쾌한 춤으로 세계인을 무아지경으로 인도했던 곡이 있었다. 최근 국내의 두통약 CF에 개사되어 삽입되기도 했던 이 노래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3년 전, 단순한 인기를 넘어 하나의 신드롬으로 부상했다. 간단한 율동과 함께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져나갔던 곡,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 모인 5만 명을 포함해 심지어 당시 미국 부통령인 앨 고어(Al Gore)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대한민국의 남녀노소에게도 알려진 이 노래가 바로 로스 델 리오의 'Macarena'다. 스페인에서 음악 활동을 하던 중년의 신사 안토니오 로메로 몽헤(Antonio Romero Monge)와 라파엘 루이즈(Rafael Ruiz)는 아마도 이런 엄청난 성공을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로스 델 리오는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파티 도중 플라멩코를 추는 한 여성을 모티브로 하여 1992년 만들어진 'Macarena'를 통해서 4년 뒤인 1996년에 짜릿하고 강렬한 인기를 맛보게 된다. 한 청취자의 리퀘스트를 통해 'Macarena'를 접한 마이애미 파워 96의 한 디제이는 영어가 포함된 곡만 방송 가능한 방송국내의 규정 때문에 이 곡을 틀 수 없게 되자 이를 영어로 리믹스 할 계획을 세웠다. 그 뒤에 베이사이드 스튜디오에 전달된 룸바풍의 'Macarena'는 곡의 일부를 영어로 바꾸고 템포를 찰 지게 매만져 클럽풍의 'Macarena (Bayside boys mix)'로 다시 태어났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곡은 원곡이 아니라 바로 이 리믹스 버전이다. 1995년 9월 2일, 70위로 데뷔한 'Macarena'는 최고 순위 45위를 기록하며 이듬해 1월 100위권 밖으로 사라졌지만 5월 11일자 차트에 재진입한 이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행해진 미국선수들의 집단군무로 인해 다시금 주목 받았다.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상승한 'Macarena'는 33주차인 8월 3일 마침내 차트 맨 꼭대기를 밟았고 그리곤 14주간 정상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도 이 곡의 박자를 타고 야무지게 골반을 튕기는 사람들이 많았고 마카레나 댄스대회가 열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서만 싱글이 4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것만 봐도 그 당시 이 곡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이렇듯 한 곡으로 굵고 긴 인기를 누렸던 로스 델 리오는 그 후 이렇다 할 히트 곡을 배출하지 못하며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하지만 이 사실이 슬프지 않은 이유는 이 곡이 그들의 음악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아닌 33년간 이어져온 음악활동에 대한 보상처럼 여겨지기 때문이겠다. 또한, 'Macarena'의 전 세계적인 성공은 90년대 후반 리키 마틴(Ricky Martin)이나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 등 라틴 팝 스타들이 팝 계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흥겨운 댄스를 앞세워 당시 대중들의 몸을 타고 전 세계에 열병처럼 퍼져나간 로스 델 리오의 'Macarena'는 현재까지 가장 미스터리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성공을 거둔 싱글로 팝 역사에 오롯이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