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매미'우화(羽化)'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새벽 매미의 애벌레가 성충으로 우화하고 있다.
매미 애벌레는 6~7년 동안 땅 속에서 나무뿌리의 진액을 빨아먹으며 살다가 초여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나무줄기와 풀로 기어올라와 껍질을 벗고 성충으로 변한다
사람들이 말한다.
사람의 곡식을 먹지 않아
염치가있고 집을짓지 않고
나무 그늘에서 살므로 검소하고..
때가 되면 나타나 울다가
때가 되면 사라져 없어지므로
가히 믿을만하다고
하지만
나는 울지 못한다.
7년전
나뭇가지 속에 남겨진 알
이듬해 6월
알에서 깨어나
스스로 땅속으로 떨어져
나무뿌리의 즙을 빨아 먹으며
1년..
2년..
3년..
4년..
5년..
그렇게 6년 동안 4번의 탈피를 마치고
7년째가 되는 어.느.날
친적이 없는
안전한 저녁..
6년의 어둠을 뚫고
드디어 땅 위 세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헤매이지만.
성충이 되기전에
천적의 먹이가 될 확률이 높다.
죽음의 위험을 무릎쓰고 안전한 곳을 찾아
조금씩,
천천히,
정확히,
나무에 발톱을 단단히 박고 때를 기다린다.
기다림의 끝
허물을 벗고
몸과 날개를 펼치는 '우화(羽化)'
7년만에 어른이 된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갈 시간 2주
그리고,도시의 소리
도시의 소리보다
더 크게 울어야 하는 2주
짝이 오기를 기다리는
절박한 노래...
하지만,
나는 울지 못한다
수컷 매미의 울림판 대신
산란관이 주어진 암컷
노래가 끝나면 알을 남기고 흙으로 돌아간다.
애야 그 손
풀어 매미 놓아주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너 평생 우는 손으로 살아야 한단다.
매미는 7년을 나무뿌리의 흙속에서 굼벵이로 머물다 나무에 기어올라 허물을 힘겹게 벗고 매미가 된다. 매미로서의 일생은 보름 남짓이다.
하루살이는 물속에서 애벌레로 머물다 허물을 벗고 하늘로 날아오르는데 하루살이의 일생은 하루일뿐이다.
이 짧은 하루 사이에 사람으로 치면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모두 꿈결처럼 보내며 짝짓기도 하고 알까지 남기며 삶을 마감하는 것이다.
하루살이나 매미의 보름에 비하면 사람의 일생은 지겹도록 길고 요람에서 무덤에 이르는 과정이 아득하게 느껴질 수 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지구촌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미국의 화이트마운틴에 사는 ‘브리스틴콘’이라는 나무는 3500년의 나이를 지니고 있고 영국의 웨일즈에는 4000년이 된 주목도 아직 푸른 잎새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사자암의 법당 뜰에도 수령 400년이상 된 느티나무가 200~300년 된 아우들을 서너 그루 거느리고 버티어 창창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여기에 비하면 사람들의 일생은 매미의 보름동안의 삶이자 하루살이의 하루 일수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사람에겐 죽음이 있어 더욱 삶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법이다.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읽다보면 명구(名句) 들이 많지만 아킬레스 장군이 독백하듯 내뱉는 ‘신(神)이 인간을 부러워하는 것은 인간에겐 사랑의 흔들림과 죽음이 있기 때문’ 이라고 말하는 구절이 강하게 다가온다.
그렇다, 역설 같지만 사랑은 흔들려야 생명력이 있는 것이다.
죽음의 마침표가 있어야 오늘의 삶이 소중하고 아름다움으로 채우려는 최선의 노력이 깃드는 법이다.
늙는다는 것은 썰렁한 아쉬움의 눈물방울일 수 있으나 곱게 늙어가며 세월의 무게를 받아들임의 섭수철학으로 승화시킬 수 도 있을 터이다.
들숨 날숨이 연결 안 되는 육체적 죽음은 일생에 있어 한 차례뿐이지만 정신적 방황과 시련으로 겪는 절망의 터널에 갇힌 죽음은 수 수십 차례 누구나 오늘의 삶의 현장에서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7년의 세월동안 털북숭이 애벌레가 되어 얼음 속에 갇혀 살기도 하고 나무뿌리의 흙속에서 굼벵이의 고된 삶을 인내로 견디며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또 하나의 털북숭이 애벌레이자 굼벵이인 것이다.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흉측한 벌레처럼 오늘을 사는 오늘의 주인공들은 두 눈 멀건히 뜨고도 팍팍하고 고단한 삶의 현장에서 또 한 마리의 옷 입은 벌레로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5시간 촬영이였지만,
7년이란 기다림,,
그리고
자유를 찾아 사랑을 찾아 떠날
아름답고 멋진 매미의 여정에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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