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한 모습으로 카페 창가에 앉아 있는 어떤 아가씨가 입고 있는 스웨터가 잘 어울리는 계절.
환절기. 자동차가 지나다닐때 마다 흐트러져 날리는 노오란 낙엽이 뭔가 쓸쓸함을 더하는 그런 계절.
구름이 조금씩 끼기 시작하고, 그 사이로 드러나는 하늘이 시리도록 푸른 그런 날.
커피의 향이 조금씩 더 날카롭게까지 느껴지는 오후,
반은 편안한 마음으로,
내게 주어진 짧은 시간,
인생에서 또 한번의 가을을 맞는다.
한달 전에만 해도 녹색의 나뭇잎이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 주던 곳은 노랗게 붉게 물들은 나뭇잎들이 듬성듬성 그림자를 만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한 건 가을이 가져다주는 호르몬의 마술일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을의 의미는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잖아도 생긴 것과 나이에 걸맞지 않은 감성들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감정에 휘둘리는 나의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는 것도 신기하다. 그래, 그게 나지 뭐.
삶의 무게가 녹녹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이런 감성을 챙겨 다니는 것도 괜찮겠지.
내게 이런 감성을 허락한 모든 것에 감사함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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