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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과여행▒/2018년앨범

경북 경주인물2/11월의 노래 【18년11월17일】

 

 

 

 

-11월의 노래- 시인 김 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 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 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 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롬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