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과여행▒/2023년앨범

전남 영광 가볼만한곳 :: 백수해안도로 대신등대 일몰을 담다. 【23년2월13일】

 

 

 

영광이 빛나는 시간

영광(靈光). 그 이름 풀이를 ‘신령스러운 빛의 고을’ 혹은 ‘신비스러운 빛의 고장’쯤으로 일단 정리해보자. 쌀과 소금, 목화 그리고 눈이 많아 사백(四白)의 고장으로 불리는 전남 영광은 틀림없는 빛의 고장이다. 
굳이 ‘영광 사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백수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칠산바다의 붉은 노을과 파란 하늘,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 원불교 성지 부근에서 백암리 석구미마을까지 이어지는 16.8km의 해안도로로 푸른 바다와 광활한 갯벌, 굽이굽이 이어지는 기암괴석, 그 위로 쏟아지는 불타는 노을이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서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또 ‘한국의 아름다운 길’과 ‘대한민국 자연경관대상’으로 선정됐을 만큼 멋지고 환상적인 길이다. 

 

영광에 가면 그 길을 꼭 달려봐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가려거든 가급적 일몰 시간에 맞춰가는 것이 좋다. 이른바 ‘매직아워’라 불리는, 일몰 전후 30분 동안 그곳에 머문다면 아마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아름다운 칠산 바다와 저녁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라이브는 시점인 길용리에서 출발해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는 게 보통이지만, 종점인 백암리에서 출발해 해안 길을 거슬러 와도 상관없다. 
다만 바다 풍경을 조망하기 쉽게 해안가 쪽으로 주차장을 여럿 만들어놓아 드라이브를 수월하게 하려면 길용리에서 출발해 백암리에서 마치는 게 좋다. 
군더더기 빼고 백수해안도로의 백미만을 즐기고 싶다면 영광대교 부근에서부터 백수해안공원까지, 약 10㎞ 구간만 달려도 된다.

 

 

 

 

 

 

 

 

 

 

영광군 백수읍 '대신등대'


이제 백수해안도로로 간다. 법성포에서 영광대교를 건너 평화롭고 한적한 모래미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에서 백수해안도로를 탄다. 
서해라고 하기엔 놀라울 만큼 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지고 그 위에 떠 있는 돔배섬까지, 곱디고운 풍광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차라리 이 길을 걸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마다 나타나는, 마치 전망대 같은 주차장이 선물처럼 반갑고 고맙다. 
백수해안도로에는 칠산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해안가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칠산정과 노을전시관, 노을전망대 등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노을 풍경은 말로 쉽게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노을종과 365계단, 대신등대 같은 기막힌 포토존도 즐비하다. 바다에 또 하늘에 눈길을 두는 동안 시간은 느릿하게 흐른다. 이보다 더 느리게 가도 좋겠다는 생각, 한순간 멈춰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그럴 때는 해안도로 아래에 있는 해안노을길로 내려서면 된다. 해안노을길은 도로 아래쪽, 바다와 가깝게 만든 3.5㎞의 나무 데크 산책로다.

 

 

 

 

 

 

 

 

 

 

 

이 시간엔 노을전시관 앞에 가 있어야 한다. 동절기 노을전시관은 오후 5시에 문을 닫아 야외에 마련된 전망 포인트에서 지는 노을을 감상해야 한다. 
하지만 아쉬울 건 없다. 전시관 밖에서 보는 해넘이 풍경이 백배는 더 아름답다고 장담한다. 
눈으로만 보는 노을보다, 오감으로 느끼는 노을이 훨씬 아름답지 않겠는가. 뜨거운 태양은 수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지고 드넓은 하늘을 밝고 붉은빛으로 물들인다. 뭔가 뜨거운 것이 몸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마음이 설레고 떨린다. 
전시관 아래 하얀 등대와 멀리 석만도 사이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떨어지면 왠지 모를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가득해진다. 그야말로 거룩하고도 황홀한 순간이다.

 

 

 

 

 

 

 

 

 

 

붉은빛과 보라색이 감돌며 백스테이지 처럼 그레이 색이 머무는 서편 하늘이 왜 이곳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손꼽혔는지 십분 이해와 공감이 드는 장면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기암괴석으로 주변의 파도를 감싸 안은 해안가 끝에 하얀색의 멋진 건축미를 자랑하며 외롭게 서 있는 대신등대


어찌 보면 하얀 백자 같은 단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만큼 간결하고 편안함이 주변의 조용한 선을 이어주는 서해 분홍색 노을이 무아지경에 빠질 수 없게 했다. 
그저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두 눈과 마음이면 충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명소도 좋지만 이런 한적한 곳에서 나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대신등대는 사람 많은 곳보다 조용한 곳에서 맞이하려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https://skdywjd25.tistory.com/7951